1.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북성로: 변화 속 상인들의 삶
대구 중구 북성로는 한때 ‘낮과 밤의 얼굴이 다른 골목’으로 불리며 상업적 번성기를 누렸다. 공구상가의 붐과 함께 연탄불고기 포장마차는 북성로를 대표하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골목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북성로는 다양한 연령층의 상인과 주민들로 활기가 넘쳤지만, 이제는 새로운 주거단지와 공구상가 사이에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2. 전통 산업의 위기와 세대 교체: 북성로의 상인들 이야기
북성로에서 50년간 농기계를 수리해온 조석현 대표는 "예전에는 북성로에 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한다. 촌에서 손수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기름 묻히며 고쳐주던 그 시절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의 발달과 시골 지역 수리점의 증가로 공구 골목의 상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공구업계에서 나고 자란 젊은 세대인 이상봉씨는 현대적 변화 속에서도 가족 사업을 이어가며 북성로를 지키고 있다. 그는 "여전히 북성로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과거와 현재가 얽힌 골목의 새로운 모습을 전한다.
3. 주거단지와 공구골목의 공존: 갈등과 해결의 길
최근 몇 년 동안 대구 전역에서 불어온 정비사업의 바람은 북성로를 피해 가지 않았다. 공구골목 한편에 들어선 800세대 규모의 아파트는 상인들과 주민들 간의 새로운 갈등을 촉발했다. 주거단지와 공구상가 사이의 주정차 문제는 고질적인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중구청은 골목의 특성을 반영해 가게 앞 인도 주차를 제한적으로 허용했지만,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은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골목의 오래된 상인들은 과태료 고지서를 쌓아가며 갈등 속에 놓여 있었다.
10월의 어느 월요일 아침, 아이들은 공구골목을 지나 등교했다. 공구를 싣고 내리는 상인들과 그들의 눈앞을 지나가는 아이들, 그리고 단속 차량의 경고음이 어우러진 북성로의 풍경은 옛 모습과는 달라졌다. 과거의 전통과 현대적 주거 양식이 충돌하는 이곳에서, 상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